2024년 8월 4일 일요일

그간의 전자 오락 기행문

0. 두서없이 적습니다.


1. 리그 오브 레전드
칼바람 나락(ARAM)만 주구장창 돌렸었으나
4인큐 파티와 같이 플레이하던 도중, 상대 넥서스 체력을 5% 남긴 마당에
고의 항복 선언으로 게임을 터뜨리고는 비웃는 4인방을 겪었고.
게임을 지우고 다시는 이 개좆롤을 하지 않겠다 다짐했다.


2. 블루아카이브

IP적으로는 소위 '망하고 싶어도 못망하는' 장수 흥행작의 영역에 조금이나마 발을 걸쳤던것 같은데,
그러자마자 헤드 개발진 교체라는 이슈를 보고나니 조만간 미끄러지겠구나 싶은.

게임적으로는? 글?쎄?




2.1 프로젝트kv
블루아카이브를 이탈한 박병림PD가 디나미스 원이라는 업체를 설립해 새로 제작한다는 신작.
이라는데, 요즘같은 혹한기에 신생 업체가 괜찮은 서브컬쳐 게임을 뽑아낼 수 있을까...?
도전은 응원하지만 걱정이 많이 앞섬.



3. 엘든링 DLC

쓰라고 만들어놓은 지도 기능을 쓰레기통에다가 내다버리는 불친절한 동선.
대놓고 '만들다 말았습니다'를 그럴싸한 디자인으로 포장해놓은 몇몇 지역들.
뉴비, 고수, 중고뉴비들 다 친절하게 좆같으라고 무식한 공격력으로 도배한 적들.
최종보스나 DLC 표지를 장식하는 캐릭터와의 대결은 불쾌한 경험 밖에 안남았다.

2/5점




4. 퍼스트 디센던트



오픈 첫날 맛보기로 잡았다가 구수한 똥맛에 바로 지웠는데
호평과 스팀 차트 1위, 1만 4~5천을 전전하다 
퍼스트 디센던트 출시 이후 2만원대 중반을 넘어서는 넥슨게임즈 주가 소식을 듣고
내가 넥슨게임즈를 못믿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다시 할 생각은 없음.



5. 헬다이버즈2
거대한 빅웨이브가 있었으나 오래가지 못한 게임.
1을 할때 누렸던 컨텐츠들도 구현이 안되고 지지부진한데
패치로 유저들에게 불쾌함만 선사해준게 결국 터진게 아니었나.



6. 사이버펑크 2077
오픈월드 게임 하면서 느끼는건데
GTA도 그렇고 현대식 건축물들이 들어선 오픈월드 게임들은 뭔가 좀 많이 공허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중에서 이야기하는 스토리는 동기부여가 되었지만 오픈월드 돌아다니다 지쳐서 쓰러짐.




7.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최근에 했던 액션RPG 게임 중에서는 꽤 괜찮았다 생각.
합동 필살기 날릴때의 쾌감은 좋았다.
초심자를 배려한 오토모드도 단계별로 설정이 가능했는데.
캐릭터마다 조작법이 제각각인데 오토모드는 단순히 정해진 콤보루트만 진행되서 불편함을 느낌.
대세가 되버린 원신류의 캐릭터 교체형 게임들만 하다
한 필드에서 같이 싸우는 파티원들을 보니 좋았다.
캐릭터 획득하는 방식도 그렇고, 어느정도 라이브 서비스를 생각해둔 부분들을 볼 수 있었는데, 차라리 리링크를 베이스로 한 모바일 게임 같은건 안나오나 싶은데 말이지.





8. 명조

블루아카이브를 플레이 할 동기가 떨어지고 난 뒤, 다른 게임 할거 없나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게임.
이것도 원신 식이긴 한데 밧줄벌레나 달려서 등반하는거나 편의성을 생각한 지점들이 느껴짐.
하지만 끔찍하게 나빴던 몇몇 스토리 컨텐츠를 "스킵 불가"로 강제로 의자에 묶어서 이걸 보게 만드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졌다...

방 안에 능양 캐릭터 스토리 담당자와 히틀러와 도조 히데키가 묶여있고
총알 한발이 장전된 총으로 누굴 쏠거냐는 질문이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능양 캐릭터 스토리 담당자 부랄에 한방 쏜 뒤 
총든 손으로 졸라 팰 것이다.



9. 젠레스 존 제로

붕괴3rd, 원신, 스타레일은 다 안해보았지만
마침 타이밍 좋게 새로 서비스를 한다 하는 미호요 신작 게임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
계정레벨 47까지 찍으면서 현재 할 수 있는 컨텐츠는 모조리 핥아먹어는 놨다.

액션에 던전 탐험 로그라이크를 뒤섞은 장르로

연출, 아트 등등 외형적으로 돈을 발랐다는게 느껴져, 눈이 호강하는 요소들이 많으나
게임적으로는 피로감이 커서 갈수록 재접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없어짐.


10. Arrow a Row

아니 나는 왜 공략법 각종 팁 보고 따라해도 클리어가 안되는데..
용도 그렇고 화살도 그렇고 하라는대로 하는데..


2024년 8월 3일 토요일

극장판 애니메이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 새로운 시대의 문 감상.

  


(2024). 劇場版『ウマ娘 プリティーダービー 新時代の扉』. Cygames.



0. 우마무스메라는 서브컬쳐 IP에 대한 사전지식은 기초적인 지식만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1. 경마를 소재로 한 미소녀 모바일 가챠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TVA 1~3기와 OVA 로드 투 더 탑(RTTT)에 대한 시청을 하지 않은채, 주변의 열렬한 추천을 받아 관람하게 되었다.

본래대로면 조금 더 일찍 봤어야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숙취에 머리를 싸맨채로, 토요일 08:00, 조조영화, 상영관에 나 혼자서.

2. 아무래도 우마무스메라는 IP를 즐기는 팬들은 원본이 되는 경주마와 기수, 각 경기에 대한 원전을 기반으로, IP의 필터를 거쳐 모에화가 완성된 캐릭터들의 교류까지 같이 즐기겠지만. 작성자는 경마를 육상으로 적당히 컨버전했다...는 어렴풋한 이미지와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유저들의 2차 창작 이미지로 익힌 막연한 이미지 밖에 없다.

이번 새로운 시대의 문 역시 캐릭터의 원본이 되는 경주마들에 얽힌 원전을 기반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다보니, 그냥 봐도 되는건가...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가진채 무턱대고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감상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관람 도중 영상에서 보여주는 호소력에 감성이 복받쳐올랐다.

3.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영화', 시네마라 느껴졌다.

순수하게 꿈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러닝타임 내내 눌러담았다.
서브컬쳐 애니메이션인만큼 모에 작법을 차용한 연출이나 이야기가 들어가있을줄 알았지만
깔끔하게 걷어냈고, 현실의 육상물로 이야기를 옮겨와도 될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은 스포츠 물로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4. 물론, 서브컬쳐 (미소녀) 게임이라는 베이스를 기반으로, 순수 스포츠물에 가깝게 조리해낸 물건인만큼 현실의 영화로 옮기면 뻔하고, 조금은 지루한 이야기가 되버릴것이다.

우마무스메니까. 서브컬쳐 작품이니까 가능한 지점들이 있고, 이건 이 영화를 고유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어준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마를 육상으로 치환하는만큼 몇몇 지점에서는 요소들이 맞물리지 못하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마무스메라는 IP의 근본적인 부분까지 파들어가야 해서 건드릴 수 없던 지점이라 생각하지만.
영화는 기세, 연출에 담은 호소력으로 그 부분들을 극복해낸다.



6.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도전자들에게 바치는 헌정사"라 하고 싶다.

각자가 가진 나름의 이유로 멈춰선채, 누군가 그 골을 향해, 정상을 향해 가는 모습을 보고 응원을 하며 '좋았다'라고 대리만족 한채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겠지만.
마음 속에 담아둔 진심은, 다른 누구를 통해서가 아닌, 나 자신이 거기에 직접 도달하고 싶다는 것. 거기에 도달해 그 너머의 풍경을 직접 보고 싶다는 것.

그걸 인정하고 새벽을 찾아 길을 떠나는 이들을 향한.



기타)
RTTT(움짤, 클립으로만 봤다)도 그렇고, 이번 새로운 시대의 문도 그렇고 작중 트레이너 나이들이 계속 중년 이상으로 설정되는것 같은데, 그렇게 설정되버리니 작중의 트레이너-우마무스메의 관계가 더욱 더 이성 관계.... 소위 부부같다는 느낌을 받아버린다.

작중에서 주인공 정글 포켓을 서포트해주는 후지 키세키 - 트레이너의 관계.
당신을 기쁘게 해주겠다는 대사도 그렇고, 이미 훌륭한 부부나 다름없는데.
후지 키세키를 동경해 그 둘의 관계 사이로 들어간 정글 포켓은 일종의 수양 딸이나 다름 없어져버린다..

정글 포켓이 멈춰설때마다 다시 달릴 수 있게 해주는 후지 키세키 - 트레이너의 모습은 부모님과 다를바가 없어보이고.
부상으로 인해 접어야 했던 부부의 꿈을, 딸이 이뤄준다는 유사 가족물로서도 볼 수 있을것 같은. 



기타2)

개인적인 점수를 매기자면
4(기세 +100점)/5점 정도?
이게 시네마가 아니면 무엇을 시네마라 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