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일 토요일

극장판 애니메이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 새로운 시대의 문 감상.

  


(2024). 劇場版『ウマ娘 プリティーダービー 新時代の扉』. Cygames.



0. 우마무스메라는 서브컬쳐 IP에 대한 사전지식은 기초적인 지식만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1. 경마를 소재로 한 미소녀 모바일 가챠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TVA 1~3기와 OVA 로드 투 더 탑(RTTT)에 대한 시청을 하지 않은채, 주변의 열렬한 추천을 받아 관람하게 되었다.

본래대로면 조금 더 일찍 봤어야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숙취에 머리를 싸맨채로, 토요일 08:00, 조조영화, 상영관에 나 혼자서.

2. 아무래도 우마무스메라는 IP를 즐기는 팬들은 원본이 되는 경주마와 기수, 각 경기에 대한 원전을 기반으로, IP의 필터를 거쳐 모에화가 완성된 캐릭터들의 교류까지 같이 즐기겠지만. 작성자는 경마를 육상으로 적당히 컨버전했다...는 어렴풋한 이미지와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유저들의 2차 창작 이미지로 익힌 막연한 이미지 밖에 없다.

이번 새로운 시대의 문 역시 캐릭터의 원본이 되는 경주마들에 얽힌 원전을 기반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다보니, 그냥 봐도 되는건가...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가진채 무턱대고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감상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관람 도중 영상에서 보여주는 호소력에 감성이 복받쳐올랐다.

3.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영화', 시네마라 느껴졌다.

순수하게 꿈과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러닝타임 내내 눌러담았다.
서브컬쳐 애니메이션인만큼 모에 작법을 차용한 연출이나 이야기가 들어가있을줄 알았지만
깔끔하게 걷어냈고, 현실의 육상물로 이야기를 옮겨와도 될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은 스포츠 물로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4. 물론, 서브컬쳐 (미소녀) 게임이라는 베이스를 기반으로, 순수 스포츠물에 가깝게 조리해낸 물건인만큼 현실의 영화로 옮기면 뻔하고, 조금은 지루한 이야기가 되버릴것이다.

우마무스메니까. 서브컬쳐 작품이니까 가능한 지점들이 있고, 이건 이 영화를 고유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어준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마를 육상으로 치환하는만큼 몇몇 지점에서는 요소들이 맞물리지 못하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마무스메라는 IP의 근본적인 부분까지 파들어가야 해서 건드릴 수 없던 지점이라 생각하지만.
영화는 기세, 연출에 담은 호소력으로 그 부분들을 극복해낸다.



6.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도전자들에게 바치는 헌정사"라 하고 싶다.

각자가 가진 나름의 이유로 멈춰선채, 누군가 그 골을 향해, 정상을 향해 가는 모습을 보고 응원을 하며 '좋았다'라고 대리만족 한채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겠지만.
마음 속에 담아둔 진심은, 다른 누구를 통해서가 아닌, 나 자신이 거기에 직접 도달하고 싶다는 것. 거기에 도달해 그 너머의 풍경을 직접 보고 싶다는 것.

그걸 인정하고 새벽을 찾아 길을 떠나는 이들을 향한.



기타)
RTTT(움짤, 클립으로만 봤다)도 그렇고, 이번 새로운 시대의 문도 그렇고 작중 트레이너 나이들이 계속 중년 이상으로 설정되는것 같은데, 그렇게 설정되버리니 작중의 트레이너-우마무스메의 관계가 더욱 더 이성 관계.... 소위 부부같다는 느낌을 받아버린다.

작중에서 주인공 정글 포켓을 서포트해주는 후지 키세키 - 트레이너의 관계.
당신을 기쁘게 해주겠다는 대사도 그렇고, 이미 훌륭한 부부나 다름없는데.
후지 키세키를 동경해 그 둘의 관계 사이로 들어간 정글 포켓은 일종의 수양 딸이나 다름 없어져버린다..

정글 포켓이 멈춰설때마다 다시 달릴 수 있게 해주는 후지 키세키 - 트레이너의 모습은 부모님과 다를바가 없어보이고.
부상으로 인해 접어야 했던 부부의 꿈을, 딸이 이뤄준다는 유사 가족물로서도 볼 수 있을것 같은. 



기타2)

개인적인 점수를 매기자면
4(기세 +100점)/5점 정도?
이게 시네마가 아니면 무엇을 시네마라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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